본문 바로가기

독서/현대문학사

한국 현대문학사 - 1940년대 시

1940년대 시

*시대개관

 이 기간은 흔히 우리 문학사의 암흑기로 부른다. 대동아 전쟁의 막바지에서 일제가 최후의 발악을 하던 시기인 만큼, 일본 제국주의는 청년들을 총알받이로 끌어나가고, 할머니들을 정신대로 끌고가고, 총알을 위해 놋쇠그릇을 쓸어가고, 우리 나라 사람들 모두 일본식으로 창씨개명을 시켰다.

 그 중 일본은 우리말과 글을 못 쓰게 하여 민족 정신을 말살하려하는 못된 짓을 벌인다. 우리말로 된 모든 신문과 잡지의 발행이 중지되고, 글을 쓰려면 일본어로 써야됬었다. 민족주의적 성향을 보였던 많은 문인들이 일제에 협력하는 자세로 글을 쓰게 되는 가슴 아픈 시기도 이때이다. 끝이 보이지 않는 어둠속에서 독립의 희망을 잃어버리고 좌절했던 그들은 후에 많은 후회를 했다. 그러나 그중에서도 이육사와 윤동주는 이러한 암흑기의 마지막 밤을 환하게 밝힌 등불과 같았다. 두 분 모두 감옥에서 생을 마감하는 비극을 겪었지만 이분들의 뜻과 작품은 결코 시들지 않았다. 또 토속적인 농촌과 서민들의 빈궁한 생활상을 다룬 백석과 이용악 등의 시들이 이 시기에 생산되었다.

*특징

– 민족 문학의 암흑기 : 중 일 전쟁(1937)이후 완전히 전시 체제에 돌입한 일제는 우리의 말과 글을 쓰지 못하게 하고, 민족혼을 일깨울 문자 행위를 허용하지 않음으로써 우리 문학계는 공백 상태에 빠지게 되었다.

– 저항문학 : 일제의 탄압으로 일부 문인들은 일본의 국책에 부응하여 안일을 도모하였으나, 일부는 붓을 꺾고 은거하였고 일부는 끝까지 기개를 굽히지 않고 작품을 통하여 저항 문학 활동을 폈다.

*문학의 양상

– 허무와 절망의 형상화 : 폐쇄된 현실 상황으로 인해, 인생에 대한 회의, 절망, 허무를 주제로 한 작품들이 많이 발표되어, 삶의 의의를 상실한 절망 상태의 인간형이나 예술에만 탐닉하는 극단적인 유미주의자, 정신적 무능력자를 다루었다.

 >시 : 서정주의 ‘바다’, 박두진의 ‘푸른 하늘 아래’

 >소설 : 최명익의 ‘장삼이사’, 김동리의 ‘완미설’, ‘솔거’

*전통에 대한 관심 표출

 ( <문장>지를 중심으로 고전이 소개되는 분위기와 더불어, 민속이나 전통을 작품화 하려는 움직임이 있었다.

 >시 : 김영랑의 ‘춘향’

 >소설 : 김동리의 ‘황토기’, ‘솔거’

*저항과 자기 성찰의 문학

– 광복에의 의지 : 탈출구가 없는 절망적인 상황에서도, 남성적인 건강한 목소리로 조국의 밝은 미래를 노래하였다. 이육사의 ‘광야’, ‘절정’, ‘청포도’ 등이 그 예이다.

– 자화상적인 고뇌 : 자기가 몸담고 있는 시대에 대한 고민이 좀더 이지적으로 나타나, 눈물과 참회로 자화상을 그리고 있다. 원죄에 의한 ‘부끄러움’이라는 기독교적인 주제를 바탕으로 암울한 시대 상확 속에서도 예언자적인 지성과 의지를 잃지 않은 윤동주의 시인의 시가 대표적이다. ‘서시’, ‘십자가’, ‘참회록’, ‘또 다른 고향’, ‘쉽게 씌여진 시’ 등이 대표적이다.

 

*자연 친화의 시

<문장>지를 통해 비슷한 시기에 추천된 박목월, 박두진, 조지훈의 시는 전통적인 서정과 율격으로 한국적 자연을 그리고 있다는 공통점을 지니고 있었다. 1930년대의 전원시파에 연결되는 것으로 보이는 이런 경향은, 정조 그 자체만으로도 신선한 느낌을 주기에 충분했다. 국어 말살 정책이 자행된 극단적인 시대 상황 속에서 우리말을 지켰다는 점에서도 의의가 크다. 그러나 발표되지는 못하였고, 해방 이후에야 발표되었다. 광복 후 이른바 ‘청록파’로 분류된 이들은 우리 시를 대표하는 현대시의 큰 줄기를 이루었다.

 

 >박목월 : 동양의 이상향인 도화원과 같은 선경을 추구했다. ‘청노루’, ‘산도화’, ‘불국사’ 등

 >박두진 : 기독교적 평화 사상으로 자연을 추구하며 밝아올 새 역사를 소망했다. ‘향현’, ‘해’ 

               ‘어서 너는 오너라’ 등

 >조지훈 : 우리 전통 – 멸망하는 것에 대한 짙은 향수, 선과 은일의 경지에 침잠했다. ‘고풍의상’,

               ‘봉황수’, ‘완화삼’, ‘낙화’, ‘고사’, ‘범종’ 등

*문예지

– 문장 : 1939년 2월에 창간된 월간 종합 문예지. 범문단적인 작품 발표는 물론이고, 고전 발굴에도 주력했다. 특히 신인 추천 제도를 두어 광복 후 우리 문단의 주도적 위치를 차지하는 많은 신인들을 발굴했다. 신인들은 이병기를 비롯한 각 분야의 중진들에 의해 추천되었다.

– 인문 평론 : 1939년에 창간하여 1941년에 <문장>과 함께 폐간된 월간 문예지. 최재서가 주재하면서 특히 비평 분야에 강세를 보였고, 작품 발표에도 많은 지면을 할애했다. 최재서의 ‘서사시, 로만스 소설을 비롯한 소설론이 활발이 전개되어, 소설 장르를 규정하려는 논의도 찾아볼 수 있었다. <국민 문학>으로 개제 되어 우리말과 일본어를 섞어 간행하다가, 결국 일본어로만 발행되는 친일 어용지로 전락해 버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