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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현대문학사

한국 현대문학사 - 1930년대 시

1930년대 시

*계급주의 문학의 퇴조와 순수시 대두

 1920년대의 문단을 휩쓸었던 카프계열(좌익 이데올로기 목적 문학)의 문학운동이 일제 검열과 사상 탄압에 점차 그 세력이 약화된다. 그 동안 카프계열의 시가 보여줬던 선전, 선동 위주의 전투적 시와 도식적이고 이념 지향적인 경향(목적 문학)에 대한 반발을 느껴왔던 사람들이 이때를 맞이하여 새로운 방향의 시를 쓰기 시작한다. 이런 반향으로 시에서 일체의 이념적 사회적 관심을 배제하고 오직 아름답고 섬세한 언어의 조탁과 그로기인한 서정성만을 추구하게 된 것이다. 1930년대의 시단에서 가장 주목할 것은 박용철, 김영랑, 정지용 등이 중심이 된 시문학파의 등장이다. 이들은 지나치게 개인의 내면 세계에 몰입되어 언어의 조탁에만 관심을 가졌다는 비판을 받기도 했으나(문학은 적당한 시대상을 반영하는 것이 옳다는 주장), 이들에 의해 우리의 현대시가 언어와 형식면에서 한 차원 성숙해 졌다는 점은 널리 인정받는다.

*다양성과 실험성

 1930년대에 들어와서 우선 눈에 띄는 점은 다양한 유파의 출현과 시의 형식과 내용면에서의 과감한 실험정신이다. 초기에는 순수시파, 중기에는 모더니즘파, 후기에는 생명파가 나름대로의 충분한 이론과 방법을 동원하여 창작활동을 시작한다. 이들은 본격적인 현대시의 기틀을 마련하였고 그 뒤를 이어 청록파가 등장한다.

*시문학파

 박용철, 김영랑, 정지용으로 대표되는 시문학파는 작품을 이데올로기를 위한 수단으로 보는 프로문학운동에 반발하여 나타난 유파이다. 이들이 주장한 순수 문학이란 문학을 어떠한 목적으로부터 해방시켜 문학 자체의 아름다움만을 추구하는 것을 의미한다. 또한 이들은 시어에 대한 자각을 구체화하여 시적 언어에 대한 연구에 정성을 쏟았다. 박용철은 평론으로 이들 시문학파의 이론적 배경을 제공했으며, 김영랑은 실제적인 작품활동을 통해 시문학파의 시가 우리 시사에서 중요한 자리를 차지할 수 있게 하였다.

*모더니즘파

 우리 문단에서 본격적인 모더니즘 운동이 나타난 것은 1993년경 김기림이 모더니즘 문학 이론을 소개하면서부터이다. 이들은 감성보다는 이성을 중시하는 주지주의 문학을 주장하고, 시의 회화성을 강조하였다. 대표적인 인물로는 김기림, 김광균, 정지용 등이 있다. 이들은 영미 계열의 주지주의 모더니즘을 받아들여 이미지즘 시를 썻으며, 이들과는 달리 이상은 프랑스 계열의 초현실주의적인 시를 썻다. 이들에 의해 우리 시에는 기계문명과 도시가 시적 주제로 등장하기 시작했으며, 이국적인 요소도 중요한 표현의 한 요소로 사용되기 시작했다. 하지만 이들의 시는 너무 기교에만 집착했으며 사상성을 등한시하였다며 생명파의 강한 비난을 받기도 했다.

*생명파

 생명파는 순수시파와 모더니즘파의 감각적 기교주의가 인생의 문제를 도외시하고 있다고 반발하며 나타난 유파이다. 모더니즘의 시들이 주지주의적 성격과 도시 문명을 지나치게 강조함으로써 시가 건조해지고 형식화된 것을 비판하며, 현실을 살아가는 인간 문제, 살아있는 생명의 문제 등을 즐겨 다루었다. 1936년에 발간된 <시인부락>의 동인인 시인 서정주, 소설가 김동리를 중심으로 성립하였으며 유치환과 윤곤강, 신석초는 동인은 아니지만 유사한 성향의 시를 많이 발표했기 떄문에 ‘생명파’의 범주에 넣는다.